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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작 첨삭교정의 한계
최고관리자  |  12-03-03 09:53
* 아래 글은 http://cafe.daum.net/CBNUBUGO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공감이 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여러분의 영어공부에 무엇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을지를 확인해 보시길 - 영어대장 *

영어로 글쓰기 연습을 하는 학생들이 흔하게 ‘착각`하는 것이 바로 첨삭교정으로 자신의 영작이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입니다. 이런 근거 없는 기대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초보자부터 상당한 실력을 가진 영어학습자도 첨삭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영작훈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작 첨삭은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효과가 매우 적습니다. 자신이 쓴 글을 다른 곳에 제출하려고 하려고 해서 ‘교정`과 ‘에디팅`을 받는 것은 별개이지만 단순히 영어로 글을 잘 쓰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영작첨삭 서비스를 받는 것은 첨삭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시간과 돈 낭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첨삭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선생님이 옆에서 같이 글을 읽어가면서 바로 특정한 문장이나 의미에 대해서 물어보면서 교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글로 써서 제출한 것을 온라인 상에서 받아 따로 교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 소위 context가 없는 글쓰기의 특성상 선생님이 학생의 의도를 제대로 알아내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교정도 매우 어렵게 됩니다.

완전하지 않은 외국어로 쓴 글을 제 3자가 읽고 단순히 표현이나 문법을 교정해주는 것을 대부분 바라는데 이런 교정이 가지는 효과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첨삭을 통해서 자신이 쓴 영문에서 다른 부분은 모두 배제하고 문법과 용법상의 error correction을 하기를 원하는 것인데 사실 초보자가 쓴 글의 경우 어디를 고쳐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많은 에러가 나기 때문에 몇 개의 문장을 고쳐준다고 글이 좋아질 수가 없습니다. 더 중요한 이슈는 학생들이 자신의 글이 고쳐진 것을 보고 제대로 분석하고 다시 사전과 참고서적을 참조해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복습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런 현상은 인간이 가진 본능적인 방어심리에서 기인합니다. 학교에서 시험이 끝나고 자발적으로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자신이 틀린 문제를 자세히 분석해서 노트에 정리하고 다시 이를 시간 날 때 마다 복습을 한 적이 있는 학생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학습자는 자신의 실수가 자세히 적혀있는 자료를 보기를 싫어합니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약점과 계속 마주하기 싫은 것이지요.

문법과 용법을 형식적으로 몇 개 수정해 준다고 그 사람의 영어글쓰기가 일취월장하지 않습니다. 일단 문장을 만들어내는 가능성이 무한대인데다가 영어로 글을 만들어내는 핵심적인 능력이 없이 단순하게 문법이나 용법이 맞냐 틀리냐에 집중하는 것은 글쓰기의 기본원리를 모르고 지엽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우를 범하는 것입니다.

한글이나 영어나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글을 쓰려고 한다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본인이 파악해야 합니다. 일종의 메시지를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소위 brainstorming이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outline을 만들어야 하지요. 그리고 이렇게 outline을 만들면서 그 속에 들어갈 detail을 찾아야 합니다. 다시 책을 찾아보거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글을 써나갑니다. 이때 온라인 검색엔진과 영한/한영/영영사전을 최대한 이용해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내용에 가장 근접한 단어와 표현을 찾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 써 내려간 뒤에 다시 원래 계획대로 썼는지 검토하면서 다시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revision이 바로 이런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인 단순히 문법이나 용법을 수정하는 것뿐 아니라 내용을 다시 조정하고 문단의 위치를 바꾸는 것도 필요합니다. content와 form을 동시에 수정해야 제대로 된 revision이라고 합니다.

위에 기술한 기본적인 글쓰기의 과정(process)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대충 글을 쓴 다음에 원어민에게 문법이나 용법 몇 개를 고치고 영어로 어색한 문장 몇 개를 교정을 받아서 영어 글쓰기 실력이 늘기를 바란다면 엄청난 착각에 빠져있는 것입니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세부적인 문법이나 용법의 교정은 원어민이 거의 필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쓴 글이 문법적으로 맞는지 확인하고 싶으면 일단 영영사전에 나온 예문을 확인해 보고 만약 그렇게도 찾지 못하면 구글에 특정한 구절이나 표현을 검색해서 얼마나 그 표현이 신뢰할 만한 사이트에서 검색되는지 보면 스스로 교정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첨삭교정이라는 것은 문장 몇 개를 교정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글 전체를 보고 논리의 흐름이나 글을 구성해가는 방식에 대해 비평을 해 주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교정은 일대일 직접 대면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첨삭교정은 의미가 없었습니다. 대신 선생님이 내가 쓴 글을 읽어주고 있다라는 표시의 일종인 짧은 답글이 글에 달리는 것을 보고 동기의식이 발현되어 계속 글을 써나갔던 것이 더 큰 도움이 되었다고 봅니다. 실제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영문학 공부를 할 때 리포트의 내용에 대한 교수님들의 의견을 리포트에 받았지 문법이나 기타 영어적인 교정을 받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어린 조카에게 한글 글쓰기를 가르친다고 가정해보면 상황이 좀 더 잘 이해되실 겁니다. 조카가 아직 한글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 쓰는 문장마다 틀리는 부분이 있는데 이걸 꼼꼼하게 교정해 준다고 빨간펜으로 모든 문장을 난도질을 해버리면 그 조카가 이를 감사히 여기고 틀린 것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그런 문장을 절대 쓰지 않을까요? 아마 그 조카는 글쓰기를 아예 포기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가혹하게 부정적인 부분을 들쳐내는 방식의 글쓰기 훈련보다는 긍정적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글쓰기 지도가 필요합니다. 이런 전향적인 방식의 글쓰기훈련의 경우 한국어와 영어 모두 적용시켜야 합니다.

최근 언어학 분야의 연구 결과를 보면 글쓰기 기술의 경우 언어를 초월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한국어로 글쓰기를 잘하는 학생은 영어로도 글을 잘 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만약 한국어로 글쓰기가 부실하다면 영어표현이나 단어 몇 개, 혹은 문법 규칙 몇 개를 더 알더라도 영어로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글을 쓸 때 필요한 여러 가지 과정의 경우 앞에서 기술한 것처럼 영어나 한국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계획적인 사고력을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글쓰기 양이 매우 부족한 첨삭교정방식보다는 교정과정이 없이 글쓰기 양을 늘려가는 방식이 더 좋은 영어 글쓰기 훈련입니다. 예를 들어 일기를 이런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로 교정을 받을 필요 없이 그냥 본인의 실력으로 매일 한 두 개의 문단을 영어로 써나갑니다. 이렇게 한달 정도만 매일 써도 일단 글쓰기의 유창성(fluency)이 높아집니다. 영어로 글쓰기도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지요.

본인의 글쓰기 유창성이 높아진다면 하루에 쓰는 양을 늘려나가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이 좀더 영어로 된 자료읽기를 강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부족한 표현을 수집하기 위해서이지요. 틀리더라도 신문이나 잡지, 다른 영어책에서 본 표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실험적으로 모방하고 사용해봅니다. 물론 틀리는 부분도 많겠지만 그냥 틀리려니 하시기 바랍니다. 한글로 글을 써도 많이 틀리는데 영어로 글을 쓰면서 틀리지 않기를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입니다.

필자는 실제 이런 식으로 대학교 재학시 영어로 일기를 상당기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유치하기 짝이 없던 문장도 매일 쓰다 보니까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쓰게 되었고 정말 재미있었던 것은 몇 달 지난 뒤에 처음에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니 틀리게 쓴 부분이 너무나 명확하게 보였다는 것입니다. 영어로 글을 많이 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용법과 문법이 손에 익어 시간이 지나니까 예전에 쓴 글의 잘못된 부분이 눈에 보이게 된 것입니다. 영어 글쓰기의 양(quantity)이 늘게 되면서 질(quality)도 같이 올라간 것이지요.

이런 방식의 글쓰기는 일단 본인이 남에게 교정 받으면서 받는 스트레스도 거의 없을 뿐더러 남이 쓴 영어문장을 모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법과 용법에 맞는 표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동시에 스스로 교정하는 능력도 생깁니다.

이렇게 매일 하나의 영어로 된 글을 6개월간 첨삭교정 없이 스스로 즐기면서 쓴 사람과 일주일에 한 개 정도의 글을 유료 온라인 첨삭을 통해 형식적인 교정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누가 더 영어로 글을 잘 쓸까요?

영어교수법의 최신 이론을 보면 영어 글쓰기의 경우 선생님이 writing process에 대해서 가르칠 수는 있지만 학생들의 글쓰기 실력을 올려줄 수는 없다고 나옵니다. 학생 본인의 글쓰기 능력(writing competence) 향상은 본인이 많은 글을 쓰면서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첨삭교정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오늘부터라도 영어로 짧게나마 일기를 써보면 어떨까요?